이번 멤사는 110기 김성현 씨가 작성해주셨습니다:)
회장단이 선출되고 부서 이동과 새로운 운위가 임명된 후 하게 된 첫 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였다. 이번 커리는 커선자의 의도가 적절하게 실현된 커리였다. 책에 대한 활발한 의견 교류와 각자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시간들이 많았고 이런 모습은 토론과 토의에서도 드러났다. Blu와 Rosso로 나뉜 두 부부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었다. 사모가 끝난 뒤 첫사랑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이번 커리를 통해 다루게 된 이야기의 주제는 단연 사랑이었다. 사랑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그리고 그 기억들을 돌아보는 나의 관점들은 성인이 되어 여전히 사랑을 이어나가는 사암인들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주제였다. 이런 관심들이 반영된 토론발제는 쥰세이를 비난할 수 있는가 였다. 쥰세이는 자신의 삶에 맞춘 사랑을 한 것이고 그 또한 또 다른 사랑으로 과거를 치유하고 잊으려 한 쥰세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는 측과 그의 미성숙한 사랑이 메미를 힘들게 했기에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하는 반대 측은 치열하게 대립했다. 쥰세이라는 책 속의 인물을 통해 사암인들은 성숙한 사랑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되돌아보았다. 냉정과 열정사이는 하나의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 감정을 놓지 못해 애틋한 그리움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쥰세이의 입장에 공감했을 것이다. 토론을 하면서 나왔던 말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과거를 잊지 못해 지금의 삶 속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 쥰세이에 대한 한 토론자의 말이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쥰세이가 아둔하고 미련해보일지 몰라도 그에게 있어 그 기억들은 자신의 삶 그자체이고 현실일 것이란 말이었다. 우리의 이해가 이 수준까지 이르른다면 우리는 이런 쥰세이의 모습을 쉽게 욕할 수 없을 것이다. 삶 그자체가 되어버린 기억과 감정이 없다면 그 사람의 삶은 더 이상 구성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토론이 끝나고 사랑에 대한 또 한번의 에프터가 끝난 뒤 이 커리는 마무리 되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커리로써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