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멤사는 118기 김영수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이번 멤버십 사암기고를 맡은 118기 김영수입니다.
선배 기수들과 함께하는 BOD로 진행된 이번 모임은 장 폴 사르트르의 「악마와 선한 신」을 선정하여 진행됐습니다.
비문학 위주로 진행됐던 앞선 모임들과 다르게, 사르트르의 희곡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제법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수의 회원분들께서도 낯설지만 흥미로운 독서였다고 호평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 또한 일상에서 가지기 어려운 선과 악에 대한 사유와 신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까지 떠올릴 수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부 토론에서는 등장인물 괴츠의 행동에 주목하면서, 그의 마지막을 절대로부터의 탈출, 도피 중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특기할 만한 지점은 토론 초-중반을 지나며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어느정도 이해함과 동시에, 같은 상황을 두고 서로 다르게 주장할 수 밖에 없는 다소 무기력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발제에 주목하고, 책에 집중해 가면서 서로의 주장을 피력하고 토론을 진행하였더니, 그 한정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한 논리를 전개하고 상대방의 논지를 이해하고 반박하며,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는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토론과는 다소 달랐으나, 치열한 토론의 즐거움에 있어서는 가장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2부 토의에서는 절대선,절대악 및 선악의 모호함 그리고 도덕률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안일하게 가지고 있던 개념들이 토론이 진행되면서 주고 받는 찬반측의 논지,예시들에 따라 왔다갔다 하며 구체화 되고 확립되는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모임에 있었던 졸업기수 선배의 치열한 논리 전개와, 빠른 판단/사고 능력에 경외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감정적으로도 몰입해서 발언권을 치열하게 가져간 것에 대해 미안하단 말을 해 준 데에서 이 토의가 얼마나 치열했나를 반증해 주는 것 같아 즐거웠고, 그 과정에서 찬반 각 측에 대해 의견을 던지며 설득을 요구했던 제 토의 방식이 신선하고 좋았다고 평해준 것은 감사했습니다. 발언량이 많지 않지만 중간중간 묵직하게 던져주는 회원들의 존재도 놓칠 수 없고요. 아무래도 토론과 다르게 자유롭게 흘러가는 토의만의 묘는 이런 지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서 선정 부터, 토론/토의 과정 및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모두 제게 복기할 지점을 많이 던져 주어서 글이 아무래도 길어졌습니다. 이번 기고를 통해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도, 기꺼이 시간을 내서 함께 토론해 주고 치열하게 논의해 주는 사암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BOD에 참여해 주신 선배 기수님들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제겐 정말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리고, 애프터가 점점 흥미로워 집니다. 술먹고 일어나는 기행들을 직관하는 즐거움이란! 오직 애프터만을 위해 행차하신 모 회원님에게도 아무튼 반갑다는 인사를 건네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