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번 멤사는 기획부의 자랑 오철이가 작성해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120기 권오철입니다.
오랜만에 책을 들고 만나니 굉장히 설레네요. 이번 주 커리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현대> 입니다. 평생을 이과로 살아온 저에게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사회학자들의 주장과 용어로 가득한 이 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개정판 서문을 읽으며 책을 다섯 번은 덮었다 다시 펼쳤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페이지씩 천천히 소화할수록 저자가 주장하는 ‘액체성’의 그림이 조금씩 머리에 그려지는 과정은 기분이 꽤 좋았네요. 모든 문제의 원인을 환경이 아닌 사람에게서 찾고 ‘사회 탓’을 하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모는 분위기가 썩 달갑지는 않았는데, 책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만큼 남는 것도 많은 책이었어요. 사암이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들을 이번 학기 많이 읽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토의에서 ‘세상/사회를 공부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주제로 나눈 이야기들이 꽤 여운이 남습니다. 우리가 왜 사회에 대한 책을 읽고 공부하며 질문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사람들은 들으려고 하는가? 지식인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사회는 지식인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학문이나 예술의 존재 이유란, 인간사회에서 박탈을 감지하고, 그 박탈의 걷잡을 수 없는 만연에 적당히 젖거나 속수무책의 절망감으로 도피처를 찾아 눈을 질끈 감거나 숨지 않고, 그 만연한 흐름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서, 바로 여기에 그 박탈의 진원이 있다고 증언하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어떤 증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역시 지식인의 임무이자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2주간의 시험기간동안 토론과 토의가 없어서 너무 아쉽네요. 모두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 받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혹은 줌에서 각자의 공부하며 틈틈이 얼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강 남쪽에서도) 자주 만나요~
기획부장의 코멘트: 다들 시험 기간이라 정신 없으실텐데 열정적으로 사암에 참여해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다들 3주 간 열심히 시험 공부하고 좋은 결과 가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모임인 번개 때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