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멤사는 118기 김영수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18기 김영수입니다.
오랜만에 멤버십 사암 기고를 작성합니다. 멤사는 참으로 힘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암의 이야기는 시각적인 이미지보다는 언어로 전달될때 더 진솔하기 때문이죠. 인스타를 생각해볼까요? 사실 매주 우리가 찍어내는 추억 가득한 사진들을 모으다보면, 사암 인스타그램을 훨씬 더 풍성하게 장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사진만으로는 사암을 설명하기에는 공허해요. 마치 생돌과 같다 할 수 있겠습니다. 생돌의 표지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내용입니다. 월요일날 ‘회원탐방 질문좀 해주세요~’ 라고 매번 소리치면, 누군가 기꺼이 시간을 내어 호기심을 글로 풀어내 주지요. 그 호기심이 하나하나 모여 수요일에 당사자에게 전달이 되고, 바쁜 일상을 마친 우리에게는 작은 사색의 기회가 되곤 합니다. 저는 대체로 늦은 저녁이 되면 그런 질문들에 답을 했습니다. 스스로를 정갈하게 다듬고 빗질하는 시간이죠. 철근콘크리트 구조에서 철근과 같은 역할을 하며 우리의 마천루를 올리는데 기여했을 그런 언어들은 힘이 강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멤사를 참 좋아합니다.
이취임식과 LT가 있었습니다. 이취임식은 제법 잘 진행되고 있는 시리즈물 영화의 마무리 같아요. 졸업식을 겸하는 이취임식에서는 현 기수 118기를 넘치는 축하와 응원 속에서 보내주고요. 그들이 가죽공방에서 지갑을 만들며 회포를 나누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때, 새로운 25-2 회장단과 운영위원회는 제법 멋지게 강의실 앞에 등장해서 밤새 준비한 PPT를 꺼내 공약과 마스터플랜을 논하지요. 참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운 영화에서 운이 좋게도 저는 감독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취임식을 준비하면서는, 25-1 전반을 돌이켜보면서 사암 어워드를 만들었습니다. 위트와 아이러니에 집중하는 제가 수여해드린 상들은 맘에 드셨나요? 한명 한명 이름을 보면서 여러분을 생각했습니다. 각자 학술부 편집부 기획부에서 했던 일들을 모두 아는 입장에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정정해야겠네요. 정확한 표현은 감독이 아니라 놀이터 제작자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부족하게나마 처음 만들어 본 놀이터에서 여러분들은 제 상상 이상으로 마음껏 뛰어놀고, 땅을 파면서, 뛰고, 달리고 이야기 하시면서 잊을 수 없는 충만한 시간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사암인 여러분들이 정말 고생하고 진심으로 임해주셔서 가능했던 모든 시간들인데 감사하게도 제게도 고생 많았다는 칭찬을 보내주실 때마다, 저는 얼마나 영광이라고 느끼는지요. 놀이터 제작자로서 그 모든것에 진심으로 너무나 감사하고 보람찹니다.
118기와 함께 가죽 공방에서 카드 지갑을 만들었습니다. 옆에서 작업하던 준표의 바느질은 매우 정갈하고 곧았어요. 우리의 입은 쉬질 않아서, 도와주신 선생님께서는 제법 고생을 하신 것 같긴 하지만요. 애프터는 믿기질 않았습니다. 한 학기 전 117기를 보내던 그 공간과 지금 우리 옆의 시끌벅적한 120기의 모습을 상상하며 저는 경이를 느꼈습니다. 애프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기억나는 것은 형용할 수 없이 벅차오르던 눈물을 참으며 나눈 포옹.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홀로 롤링페이퍼를 읽으며 느낀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것. 당장 비어있게 될 수요일과 토요일의 저녁 시간. 약간 아른거리는 맥주향.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그날 막차는 오랜만에 놓쳤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들을 기대하며, 제 사암에서의 마지막 멤사는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
**기획부장의 comment: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안녕하세요 120기 기획부장 이다연입니다. 제가 기획부장으로서 올리는첫 멤사네요.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또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있다는 불교의 용어입니다. 118기가 졸업을 하고, 또 121기가 들어오게 되며 만남과 헤어짐은 돌고 돕니다. 우리 인생에 지나가는 인연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볼까요. 사암에서의 인연들도 덧없지 않았길, 비록 짧았던 만남이지만 소중하고 가치있는 시간들로 남았길 바래봅니다. 118기는 떠나지만 앞으로 또 함께할 기회는 분명 있습니다 . 선배교류, BOD, 창립기념일, 캠프 등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될 기회가 존재함이 정말 감사합니다. 2025-1 회장으로서 영수오빠 정말 수고해주었고, 감사했다고 말씀드리며 이번 멤사 마무리 하겠습니다. 118기 사랑하고, 사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