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멤사는 118기 함종우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멤사를 쓰게 된 118기 함종우입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과학과 관련된 커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재원 씨께서 선정한 책인 ‘부분과 전체’! 평소 관심이 많았던 양자역학에 한 획을 그은 하이젠베르크의 책이라니… 맨날 읽기를 미루다가 사암 덕분에 읽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번 모임에는 115기와 116기의 그리운 얼굴들도 대거 참여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답니다!
책은 과학 도서답게, 평소의 사암 토론에서 다루던 인문학적, 형이상학적인 논쟁과는 달리 굉장히 구체화되고 현실적인 발제가 선정되었습니다. 바로 ‘국책 연구를 담당하는 과학자는 정부의 정치적 판단을 우선 수용하고, 설정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는 주제입니다. 토의는 사암인들의 형이상학 탐구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우리는 이해를 하고 있는가’와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가능한 ‘국가 발전에 있어서 과학이 어떻게 활용되었는가’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구체적인 논제가 토론 주제로 선정되다 보니 발제를 다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9시까지 사모가 이어지는 아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TMI 한 가지 고백하자면, 사모 때 찍은 전체 사진이 사모 도중에 올라온 것은 제가 사모 중 딴짓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어두고 평소와 같이 8시 30분에 사모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여 예약 메시지를 걸어두었기 때문이랍니다. 눈치 못 채셨다면 그냥 넘어가시죠 🙂
오랜만에 사회자를 맡게 되어 들뜬 마음에 평소보다 2시간 정도 빨리 성균관대에 도착해 사회 준비를 하다 보니, 현실적인 논제로 토론을 진행할 때는 상황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어진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서 찬반의 유불리가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 있기 때문이었죠. 토론 시작 전에 최대한 세세하게 상황을 설정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려고 할 때마다 새로운 설정을 추가해 토론을 진행하니 너무 재미있고 생산적인 논의가 오갈 수 있었습니다. 집단과 개인, 정치적 판단과 윤리 의식의 충돌 지점과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토다를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토의 역시 앎과 이해의 차이, 그리고 ‘이해의 정의’ 등에 대해 생산적인 의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전공 기준으로 과학과 공학, 인문과 상경이 테이블에 배정되어 있었는데, 각자의 관점에서 인문학과 과학이 국가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여서 더 열린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뒤풀이는 골목 틈에 숨겨져 있는 ‘틈’에서 진행했습니다. 안주가 너무 맛있어서 인상이 깊었던 곳입니다. 성대 근처에서 술 마실 일이 있다면 종종 이용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아! 참고로 다음 주부터는 신촌에서 모인답니다! 진짜 행운이 가득해서 감사하네요. 성대성대야,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