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멤사는 121기 오지현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121기 오지현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맡은 멤사는 25년 2학기의 두 번째! 권오철 님이 들고 오신 커리인 <클라라와 태양>입니다. 제법 두꺼운 두께를 보고 소설이라지만 처음엔 막막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과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인간들의 등장이 너무 흥미로워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클라라가 어떻게 감정을 느끼고 그런 통찰력을 지니는지 혹은 현실에서도 인공지능이 그런 수준에 다다를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는 차치하고, 각자 나름대로 최선의 삶을 찾아 애쓰는 아이들에게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공지능의 삶도 삶이라면요.)
저희의 이번 토론 발제는 ‘클라라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였습니다. 저는 이번 커리의 사모에는 참여하지 못해서 처음에 발제를 보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클라라를 비롯해 작중에 등장하는 에이에프들은 감정을 느끼고 사고를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인간 보편을 대체하는 경우는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소논점2로 제시된 클라라가 조시를 이어갈 수 있는가의 문제에선 강경하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시가 갖고 있는 인간 관계에서 고유성이 발생하는데, 이를 클라라는 모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론적으로 반대 입장에 섰는데요, 저희 테이블의 찬성 측 분들께서는 저와 같은 근거를 사용해서 찬성 입장에 서셨습니다. 조시의 주변인들이 ‘조시를 이은 클라라’를 조시로 인정한다면, 이를 통해 조시의 죽음에 대해 위로 받을 수 있다면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였습니다. 아직 토론은 두 번밖에 안 해봤지만 그럼에도 토론의 흥미로운 지점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렇게 같은 인용구, 같은 근거를 들고도 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어떤 근거로 찬성과 반대 주장을 펼치셨는지 궁금하네요!
애프터에서는 정말 다양한 얘기를 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다고 쓰기가 애매합니다. 주(酒)님 덕에 제 기억이 정확한지도 모르겠고요… (이런 말 써도 되나요? ㅎㅎ)
이번 커리 너무 재밌게 참여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생각을 맡기는 요즘 시대에 적절한 논의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토의를 하면서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말자는 다짐을 해서 이번에 과제할 때는 AI 툴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커리에서 무엇을 얻어가셨나요? 첫 멤사라 부족한 게 많지만, 지난 토론을 잘 돌아볼 수 있는 멤사였길 바랍니다…!
**기획부장의 comment: 안녕하세요, 120기 기획부장 이다연입니다. 첫 121기의 멤사로 지현이가 포문을 열어주었네요~! 지난주 9월 20일 토요일 정모 전에는 제가 지현이의 밥약 선배여서 같이 맛있는 카레도 먹고 카페에서 에그타르트도 먹었답니다. (자랑맞음) 저도 오랜만에 문학으로 토론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또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는 요즘 시류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생각해볼 지점들이 많았어요. 앞으로도 많은 멋진 책들이 남아 있어 또 어떤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주에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