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멤사는 121기 양하은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121기 양하은입니다.
제가 사암에 들어오기 전 가장 먼저 살폈던 것은, 그간 진행된 커리였는데요. 저는 이전에도 여러 독서모임을 종횡하곤 했으나, 선정된 책이 매번 아쉬워 금방 그만뒀습니다. 글쎄요, 제가 평소 읽지 않았을법한 책을 접하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전혀 얘기할만한 요소가 나오지 않을 책이 선정되고, 공허한 이야기만 하게 되는 독서 모임에서는 오래 버틸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선모는 정말 큰 의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암에 들어온 계기이기도 한, 이전 커리에 걸맞는 책을 선정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부담이었어요. 자문위들을 붙잡고 선정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121기끼리 커선모 준비도 하고(비록 저와 예나언니 뿐이었지만요),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책을 탐색해보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전 독서모임에서 불평을 하면서도, 저도 어떤 책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인지 그 기준을 찾지는 못했던 것 같아 괴롭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책을 선정했었나요? 그 과정에 고민이 많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고민 끝에 저는 드미트리 클라이너의 <텔레코뮤니스트 선언>을 선정했습니다. 사암에 들어올 즈음, <인터넷 밈의 계보학>(김경수)을 읽고 있었는데요, 그 책에서 밈을 설명하는 보충 자료로 해당 사진을 저작권 이슈로 넣지 못한 밈들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QR코드로 독자가 직접 확인하는 방식을 선택하며, 저작권에 대한 고찰을 덧붙였고, 그 참조가 바로 <텔레코뮤니스트 선언>이었습니다. 저는 이에 매료돼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여전히 저작권에 대한 생각이 멈추지 않습니다.
클라이너는 자유소프트웨어, 혹은 예술에 대해 논했지만, 저는 이를 밈에 적용하면 더욱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생각했습니다. 밈은 여러 사람이 공유할수록 성공적인 밈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순간, 논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밈은 원작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원작자가 분명한 경우도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그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할까요? 혹은 상업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밈의 특성상 ‘파급력’이 성공의 척도일 때, 원본을 일부 변형해 더 큰 인기를 얻을 경우 재창조한 사람은 출처를 밝혀야 할까요? 그럼 어디까지가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레퍼런스이고, 어디부터가 표절이 될까요? 저는 예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극단적으로 말해 표절이라 생각했고, 저작권은 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라 생각했기에,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정되진 못했지만, 카피레프트라는 생소한 개념(저는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경험이 있어 다들 아실거라 가정했는데, 시연 오빠가 말씀하시기를 뒤에서 다들 검색하고 있었다 하더군요…)을 여러분께 소개한 것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저와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모든 커리 후보가 쟁쟁했기에, 투표도 쉽지 않았습니다. 선정된 책들도 모두 기대되지만, 선정되지 못한 책도 전부 읽어볼 생각이에요. 그 책들을 읽고 나면 121기 분들의 생각을 좀 더 깊게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121기로서 이번 커선모는 또 다른 의미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들어오기 전부터 선정된 커리, 창립기념일 등등은 앞선 기수들이 닦아놓은 길이었고,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됐습니다. 그러나 커선모는 앞으로 우리가 만들 길을 하나씩 넓혀 가는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그간 누리기만 했던 것에 반해 머리가 상당히 아팠지만, 정말 소중한 과정이었습니다. ‘사암에 속해 있는 사람’에서 ‘사암인’으로 한 발 나아가는 경험이었던 것 같네요. 앞으로 진행될 커리를 기대하며… 이만 마칩니다!

**기획부장 코멘트: 안녕하세요! 120기 기획부장 이다연입니다~! 이번주 수요일인 11/19에는 줌으로 리플을 진행했고, 토요일에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의 다목적홀에서 신입생 커선모를 진행했습니다. 다들 리플에 많이 참여해주셔 사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재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기획부 리플땐 1,2차 분리/통합에 대한 얘기가 가장 화두였는데 역시 명확한 정답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현상유지하되 조금 더 유연성을 가지기로 하며 마무리 지었답니다. 그렇게 각 부서들 리플이 무사히 끝났고, 이번 리플을 통해 부원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엔 수시모집일정으로 대학 공간을 빌리기 어려워 새로운 공간에서 진행했는데, 큰 테이블에 다같이 둘러앉은 적은 처음이어서 새롭고 좋았습니다. 신입생 때는 몰랐는데 신입생 커선모가 참 좋은거더라고요. 이렇게 아무런 준비와 부담없이 사암 정모에 훌훌 간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야호! 신입생 분들 모두 피피티도 정성들여 만드시고 열심히 준비하셨더라고요. 다들 부담이 없지 않으셨을텐데 정말 수고하셨어요! 각자의 취향 또는 관심사가 드러나는 책들이었습다. 그리고 정말 단 한 책도 알고있던 책이 아니어서,, 재밌게 발표 들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BOD인데, 제가 할머니 생신 모임에 가야해 못 가게 되어 정말정말 아쉽습니다. 이 글을 보며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ㅠㅠ 다들 벌써 보고싶네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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