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22기 이정빈입니다.

여름의 끝물에 인사드립니다. 제가 처음으로 멤사를 적을 때가 5월 초여름의 신입생 커선모였는데, 여름의 처음과 끝을 저의 글로 장식하다니 우리 사암 웹사도 정말 기쁘지 않을 수 없겠어요(?). 여름의 문을 열고 닫는 동안 많은 것이 변화했어요. 이제 저는 신입생에서 부회장으로 한 계단 오르기도 했답니다. 저의 멤사는 정말이지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첫 멤사에서 제가 열심히 준비한 커리가 선정되었다고 기뻐했는데, 벌써 시간이 빠르게 흘러 저의 커리 정모날이 찾아왔네요.

지난 주 토요일에는 성균관대 스터디홀에서 <편의점 인간>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편집부장님이 생돌을 편의점 콘셉트로 센스 만땅 귀엽게 만들어 주셔서 인쇄해 가는 동안에 자꾸만 웃음이 났어요. 커리 선정 보고서 옆에는 3분 카레가 있고 영수증에 러브레터 쓰는 기분 참 좋았어요. 모두가 보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제 커리를 맞이하며 신고식처럼 사회자를 맡게 됐어요. 처음도 처음인데, 학술부장님과 단둘이 사회자를 한다는 생각에 더욱 기합이 들어간 채로 토론장에 들어섰던 것 같습니다. 이번 토론에서는 주인공 ‘후루쿠라’가 다시 편의점으로 회귀하는 결말을 놓고 첨예한 논지 싸움이 이루어졌는데요.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과 ‘주체성’을 결정짓는 요소들을 동의하고 반박하며 획정해 가는 모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능적 소속감’이나 ‘편안함’, ‘선택지’ 등 제 작은 머릿속에서는 도무지 찾지 못했던 많은 쟁점들이 쏟아져서 저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사회자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으로 크게 성장한 것 같아요. 역시 말하기 전에 듣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또 2907회 <내가 행복한 이유> 정모에서 전 학술부장 나현 씨께서 문학 토론만의 특질로서 커리 내의 장면과 문장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드백 때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는데, 이번 테이블에서 그 선례가 될 만한 멋진 토론이 진행된 것 같아 내심 뿌듯했습니다. 후루쿠라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인간> 속 세상이 꼭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손과 발도 편의점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유리창 속의 내가 비로소 의미 있는 생물로 여겨졌다.’

제가 <편의점 인간>을 커리로 가져온 가장 큰 이유는, 사암인들이 스스로를 ‘어디서든’ 의미 있는 생물로 느끼길 바라서였습니다. 그곳이 언제 어디가 되든지 간에, 앞에 ‘비로소’가 붙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들 편의점에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획부장의 코멘트:

기획부장입니다. 이번 멤사에는 특별히 이번주 커선자이시며, 이번주 사회자셨으며, 이번주 애프터 풀참하신 정빈님을 모셨습니다. 과연 커선자답게 재미있는 멤사를 적어주셨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집 주변 도서관이 모조리 휴관하는 탓에 옆동네에 가서 급히 책을 빌렸는데요, 오래된 책이라 그런지 책에서 종이 삭는 냄새….가 나더군요. 덕분에 사회일반과 동떨어져 편의점이라는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편의점 인간’에게 더욱 몰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보통 편의점 알바를 18년동안이나 하면 보통 점장이나 관리자 직급을 제의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후루쿠라씨는 왜 알바로만 계속 머물렀는지가 궁금했습니다. 후루쿠라씨는 애초에 그정도 깜냥은 아닌 분이었던 걸까요? 아니면, 일본과 한국의 알바문화가 달라서일까요?

모쪼록 정빈님의 말씀대로 저도 사암인들 모두가 자신을 의미있는 생물로 느끼시길 바랍니다. 특히 사암 안에서 그렇게 느끼신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서로를 더 격려하고 챙겨주면 더욱 좋을 것 같고요. 기획부장 역시 이런 따뜻한 멤버십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학기가 시작했네요.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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