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 2922회 멤버십 사암기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

안녕하세요, 123기 백종률입니다.

어느덧 무더웠던 여름도 다 가고, 천고마비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거 같아요. 사암 여러분들도 큰 일교차에 유의하시고 꼭 옷 잘 챙겨 입으시기를 바랄게요.

처음으로 사암에서 사모와 정모를 해보았는데, 이렇게 운 좋게 첫 멤사까지 쓰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직 사암 생활에 적응해 가는 중인데 벌써 글까지 쓰고 있으니 조금 신기하기도 하네요ㅎㅎ

지난 주 토요일에는 신촌 스터디랩스에서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커리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가족의 범위와 그에 대한 법적 인정에 관해 꽤나 도전적인 의제를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는 동안에도 ‘이건 분명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다’ 싶은 지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제 토론에서는 ‘한국의 복지 문제는 이성애 중심적 가족규범 때문이다’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복지 문제의 원인을 가족규범에서 얼마나 찾을 수 있는지, 혹은 고용·소득·제도 설계와 같은 구조적 요인을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가족’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전제를 품고 있다는 점도 새삼 느꼈습니다. 결혼과 혈연을 중심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누군가에게 가족은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친구일 수도 있고, 서로를 돌보고 책임지는 다른 형태의 공동체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커리는 저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요.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준비했던 토의 주제가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첫 사모와 정모를 준비하면서 ‘내가 던진 질문으로 사람들이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막상 여러 사람의 생각이 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혼자 책을 읽으며 떠올렸던 질문이 테이블 위에서 여러 사람의 말로 확장되는 과정이 참 신기했어요.

<가족을 구성할 권리>라는 제목처럼, 이번 커리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제가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가족다움’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첫 커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혼자였다면 쉽게 지나쳤을 질문을 여러 사람과 함께 붙잡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사암의 큰 매력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커리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함께 토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정모에서 뵙겠습니다!

(라고 쓰는 저는 현재 감기로 고생 중입니다…ㅎㅎ)

기획부장의 코멘트:

기획부장입니다. 이번 정모는 123기와 진행한 첫 커리였습니다. 제가 이번 정모 테이블에서 만난 123기 분들께서는 다들 말씀을 잘 하시더군요! 앞으로 함께할 커리들이 기대가 됩니다.

그래서 이번 멤사는 그 중에서도 인상깊은 말씀을 해주신 종률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종률님은 발제를 내주기도 하셨고, 토의 때에도 발언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특히 ‘가족의 조건은 무조건성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혈연 가족, 그리고 가족처럼 생각하는 친구나 연인 등등의 사람들에게, 그들을 위해서 하는 ‘당연한 일’들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요. 이런 생각을 종률님께서 잘 짚어주신 것 같아 기억에 남더군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여러분 또한 가족에게 무조건성을 내보이실 수 있나요? 이번 정모에서 이야기 나눠보지 못한 분들에게도 묻고싶은 질문입니다. 애프터나 컨퍼런스 등등… 편한 자리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정모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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