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멤사는 110 종규씨 작성했습니다아(열정적이고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마치 간헐적 기억상실증에 걸린듯 정신없이 훌쩍 지나가버린 2 3일간의 후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학기 빠르다면 빠르게, 느리다면 느리게 각자의 속도에 맞춰 코로나라는 이상한 러닝메이트와 함께 달려온지 어언 6개월. 110기가 신입기수 취급받는 것도 막바지에 다다른 8월이 되었습니다. 캠프 몇주간 이어진 기록적인 호우에 펜션이 두꺼비집이 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던 와중에도 시간은 무심히 흘러 캠프 당일이 찾아왔습니다.
 쨍쨍한 태양과 푸른 하늘 대신 구름 가득한 하늘이 우리가 떠나는 길을 배웅해 줬지만, 비상시 필요한 상비약부터 조난을대비한 주머니칼까지 준비해온 가방에 이상하게도 우산만 빠져있어 왠지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켰던 듯합니다. 다행히도 선발대가 1차적으로 물품을 사고난 이동할 때는 짐을 들었던 팔이 떨어지려고 했으면 떨어졌지 비소식은 없었습니다. 잠시 지친 팔을 달래며 땀에 젖은 사람들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컹철컹 달려가는 지하철은 얼마 지나지 않아대성리역에 도착했고 이질적인 풀내음과 주위를 가득 메운 산세가 도시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가슴속에 차도록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픽업차량을 타고 도착한 펜션은 도착하자마자 기획부장 승아에게 주변 사람들의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 이어질만큼 기대이상! 노련한 108기답게 넓은 거실, 아니 넓다는 말로 설명하기는 아쉬울 정도로 넓은 거실과 낙오자들의 보금자리가 같은 두개의 , 떡하니 놓여있던 노래방 기계(*중요* KY 아니라 TJ) 선발대를 맞아주었습니다. 집으로 이사를 아이처럼 다들 신나게 구석구석 탐방을 마치고 가져온 짐을 정리한 2 3일간의 일정을 커다란 전지에 적고모서리를 꾸미던 도중 누군가 노래방 기계에 손을 어라…? 머리에 안개가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걸…? 후로 보였던 광경은 헐떡이는 숨소리와 바닥에 지쳐 널부러져 있던 사람들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내일까지 이어지는 성대 혹사의 시작일 뿐이었으니간신히 정신을 차린 우리들은 후끈한 공기를 식히고 제습기도 틀며 후발대를 맞을준비를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메리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대량의 냉동식품의 손을 잡고 도착한 후발대까지 합류했고 열댓명 넘는 사람들이 모이자 복작복작하니 다같이 놀러온 느낌도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날도 점점 어두워지고 식사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백성들의 원망이 자자해지고 곳간을 열고 신선한 고기를 내놓으라는상소가 빗발쳤지만 아쉽게도 내일의 나를 위해 양보하자는 의견에 밀려 오늘 저녁은 제품이라는 외세의 힘을 빌린 볶음밥과 부대찌개, 닭날개구이로 타협하게 되었습니다. 회원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기 위해 요리왕 비룡에 빙의한 헤드쉐프전형주를 비롯한 부하들이 고군분투한 결과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음 활동들을 이어나갈 있었답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후에는 적절한 두뇌활동을 통해 소화를 촉진시키려는 목적인지는 몰라도 106 신동선 선배님의 렉쳐가 있었습니다! 최근 빠진 니체의 철학에 대해 설명하던 왠지 모르게 5교시의 윤리수업에 잠시 다녀온 같은 기시감을 느끼는 순간 눈을 뜨는데 성공하고 박수를 받으며 물러나는 동선이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 같았습니다. (농담이고 무수히 많은 질문들의 요청들 앞에서 최대한 답변해주려 노력하던 신동선 선배님 감사합니다!!)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훌쩍 넘기고 노래방 기계도 이제 지친 (남은 시간 000) 띄우며 이상은 안된다는 힘겨운노이즈를 뱉어내고진짜들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무 말없이, 다들 알고 있다는 냉장고에서 꺼내진 페트병들의목이 따이고 과자봉지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며 의식을 하는 둥그런 원을 만들고 주위에 둘러앉은 우리는 비장한 태도로이중 모션을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대로 대학교 술게임 한번 경험해보지 못한 20학번 회원들과 함께 진행하니 저도 1학년 생각이 나며 막판에는 다들 불타올라서 템포를 높여가며 허벅지를 때려가며 붉게 달아오를 때까지 몰두한 같습니다.
 슬슬 밤이 깊어가고 두명씩 거적때기를 두른 채로 벽에 기대고 바닥에 널부러져 낙오되기 시작하고 잔류인원들은 혹시 모를 대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아쉬움을 머금은 채로 술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때부터 였습니다. 밤이 길어지리라예감한 것은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대체 무자토가 뭘까? 무조건 자지 않고 토하기? 무채를 곁들인 자색고구마 무스와 토마토볶음? 쟌넨~ 정답은 무제한 자유 토론이었습니다! 분명히 일정표에는 이틀 내내 적혀있는 무자토를 아무도 하려 들지 않아 심술이 저는 갑자기 주변사람들에게기술적 특이점은 오는가하는 질문을 무차별적으로 던지기 시작했고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 열받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얼떨결에 토론이 시작되었고 정치, 사회, 기술, 윤리를 넘나드는 대화의 향연에 빠져들었습니다. 2시간 녹초가 되어 저는 옆에 나뒹구는 사람들과 함께 거실 바닥에 드러누웠고 이래서 무자토 하자고 나서던 사람이 하나도 없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채로 옆에 굴러다니던 배게를 머리맡으로 끌어오고 그대로 눈을 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오전 10시가 되도록 이불을 덮고 있는 잠꾸러기가 저밖에 없었기에 부끄러움으로 붉어진 얼굴을 숨기며 잠자리를 정리하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펜션 사장님이 어제 하얗게 불태운 채로먼저 퇴근했던 노래방 기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셨고 (남은시간 600) 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기 무섭게 다들 무엇에라도 홀린듯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어제 늦게 도착했던 후발대들의 무대가 돋보였는데요, 600분의 시간이 어느새 절반 넘게 지나갈때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는 사암인들의 모습을 보다보니 다음 캠프때 노래방 기계가 없는 곳을 예약하면 변사체가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늦게 일어나 노래방에 몰두한 탓에 예상보다 빠르게 저녁시간이 다가오고 저번 캠프에 이어 사암의 고기깎는 노인, 전형주씨의 화려한 쇼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배가 고픈 우리들을 달래기 위해 사이드킥을 자처한 동선이가 소시지와 새우, 각종 버섯들을 쉴틈없이 밀어넣어 주었고 인고의 시간을 버텨낼 있었습니다. 마침내 식탁에 올라온 고기들은환상 그자체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돼지고기가 어떻게 저렇게 육즙이 풍부한건지 도저히 짐작 불가능했고 레스팅까지 완벽히 끝나서 나온 소고기는 그저 빛빛빛 좋은 고기들을 비빔면에 싸먹는 것이 죄악으로 느껴질만큼 맛있는식사였습니다. 물이 넘실넘실 흐르는 계곡을 등뒤로 한채 어두워지는 푸른빛 하늘을 바라보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낄 있었던 같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들은 나머지 남은 중요한 일정들을 진행하기 위해 후다닥 뒷정리를 마치고 펜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108기와 109기들이 쑥덕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드디어 벽에 붙어있던 의문의 돼지 머리를 사용할 때가 온듯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이 꺼지더니 다들 핸드폰 조명을 켜고 모양으로 둘러 앉더니 실시간으로 심각한 분위기가조성되었습니다. 순간 머리속에서는 이게 그동안 없었던 사암의 어두운 면인건가? 사이비 종교 집회에서 갈라져나온 토론 동아리였던가? 하는 말도안되는 생각들이 들었지만 그것은 순전히 저의 착각, 어느덧 차례가 쯤에는진지하게 한학기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 남은 두학기에 대한 기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훈훈해진 마음을 다들 가슴속에 품은 채로 대형을 유지한 어제부터 기다려온 일정이죠, 개봉박두! 캠프 저부터 모두가솜씨를 발휘해 적어놓은 캠프지에서 과연 누가 어떤 원고를 제출한 맞춰보며 서로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10 손형동씨의 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같습니다^^ (만약 만나게 된다면 본인에게 물어보세요!) 2일차에 일정을 집중해서 소화하다보니 밤이 깊어가지만 단체 레크리에이션은 빼놓을 없는것이 인지상정! 기획부장 승아와 윤선이 그리고 일일 도우미를 자청한 편집부장 지현이까지 합류해서 팀별로 댄스배틀, 몸으로 말해요 등의 게임을 통해 잠시나마 불꽃튀는 대결구도였지만 마지막에는 다같이 훈훈하게 사암의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어제 밤에 다들 너무 달린 탓인지 벌써부터 탈주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사암만의 독특한 술자리 게임! 킹스컵을 드디어 맛볼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트럼프 카드를 돌아가며 뒤집은 숫자에 따라 벌주를 마시는 식이었는데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있듯이 쭉쭉 들이키다 보니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이틀차 또한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쉬움으로 가득 찼는지 팅팅 부은 얼굴로 일어난 우리들은 있을 이별을 예감이라도 한듯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고 있을 퇴실에 대비해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청소를 하며 오전을 보냈습니다. 짐을 줄이기 위해 남은 물품들이 각자의 배낭으로 샤사삭 사라지고 픽업 차량을 타고 대성리역으로 향하는 안에서는 다들 피곤한지 무거운 눈꺼풀을 잠시 내려놓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체사진을 찍은 헛헛한 속을 달래기 위해 짬뽕집으로 향해 배를 채운 우리들은 마침내 매미소리와 푸르른 녹음을 뒤로 번잡한 도시로 향하기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아쉬운 귀경길을 나섰습니다. 2 3 짧디짧은 시간동안 한것이라곤 같이 밥해먹고 놀고 마신 것뿐이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그런 단순한 시간들이 중요한 것임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같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 기대하며 이만 지난 추억은 여기서 회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CONTACT US

We're not around right now. But you can send us an email and we'll get back to you, asap.

보내는 중입니다..

로그인하세요.

계정 내용을 잊으셨나요 ?